그리자이아의 과실 - 01. 오프닝 번역 - 그리자이아의 과실

드디어 올라왔습니다, 오프닝!

하루 작업 시간은 대충 30분~1시간 반 정도이므로, 속도는 산술적으로 계산 때려도 아자나엘의 1/4~1/8 수준. (-┏
고로 한 주에 잘해야 하나 내지 두 개 정도 올라올 것 같습니다.
...근데 공통 이벤트만 54개라지? ㅇ>-<

그런고로, 한계가 정해져 있습니다.
본인의 목표는 어디까지나 공통 이벤트 + 카즈키 이벤트.
나머지요?
난 몰라요. ( '')~♬

언제나 그렇듯 오타 및 번역 조언은 감사히 넙죽.
덤으로 저 마키나女+ㄴ의 말투에 관한 의견은 적극적으로 받고 있습니다. - _-)

그나저나 BULE-RAY라던가, "여학생A"로 나오던 게 갑자기 딱 한 번만 "아마네"라고 나온다거나,
여기도 오타가 쏠쏠히 있었네요. 할 땐 몰랐었는데. '~')

뭔가 더 할 말이 있었던 것 같지만 넘어가고.

느긋~하게, 제멋대로 올라올 연재이므로 그냥 기대하지 않으면서 기대해주세용.


여름이 찾아온 것을 알리는 강렬한 빛이 이 일대 도로 전체를 달구고 있다.
방사되는 열로 아스팔트가 달궈진 데에 바다 향기가 섞이면서 특유의 공기를 자아낸다.
이렇게 날씨가 좋으면 더위에 정신이 나갈 녀석도 나오겠지.
성범죄니 절도부터 시작해 살인에 이르기까지, 더위로 정신이 나간 인간의 범죄란 셀 수가 없다.
그렇기에 그런 인간들에 대한 경찰의 검문도 필연적으로 엄격해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내가 그 "정신나간 인간"으로 오해받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된 게 바로 10분 전 일이었다.



경찰: …이름은 카자미 유우지, 주소는… 야마나시현의 오오사토군이라….

내 앞에 있는 경찰관은 이마에선 땀에 배어나오는 가운데 손에 든 면허증을 보며 내 신원확인을 하면서, 내가 등에 짊어진 커다란 짐을 날카롭게 쏘아본다.

경찰: …야마나시부터 왔냐, 너.
유우지: 그래.
경찰: 이 마을까진 무슨 일로 왔지? 그렇게 큰 짐을 짊어지고서 어디로 가는 중인데?
유우지: 그러니까 10분 전에도 말했지 않나. 이사 도중이다. 이 짐은 내 전재산이다.
경찰: 그럼 이사가는 곳의 주소는?
유우지: 그러니까 그것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잖나. 아무리 물어봤자 대답은 바뀌지 않는다.
경찰: 어디로 이사갈지도 정하지 않고서 이사라 하는 거냐? 너, 뭘 숨기고 있는 거지? 슬슬 진실이란 걸 좀 말해보라고.

어디서 왔는지, 어디로 갈 것인지, 무엇을 할 것인지. 어찌 들으면 꽤나 철학적인 질문처럼 들리겠지만, 관리라는 것들은 어딜 가도 다 똑같은 질문을 한다.
그들 입장에서 보자면, 딱히 일도 없으면서 촐랑촐랑 다니는 인간들은 다 범죄자겠지.
게다가 나처럼 저 멀리서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커다란 짐을 짊어지고 다니는 인간을 본다면 반드시 말을 건다.
그게 그들의 일인데다, 그런 행위를 주변에 보이는 것으로 범죄 억제력이 발생하므로 결코 쓸데없는 행위는 아니다. 하지만 난 아쉽게도 지금 거기에 맞춰주고 있을 시간이 없다.
난 왼팔에 차고 있는 디지털 시계로 시선을 떨궜다.

유우지: 미안하지만 누구와 만나기로 약속했다. 이 이상 경찰과 말을 나누고 있을 시간은 없다만….
경찰: 지금 무시하는 거냐…?
유우지: 경찰이 할 일이 없다는 건 이 마을이 평화롭다는 증거다. 즉, 방금 말은 칭찬이었다만?

내 말투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그런지, 눈 앞에 있는 경찰은 작게 혀를 차더니 손에 든 내 면허증을 나에게로 던져서 줬다.

경찰: …그럼 카자미씨? 미안한데 그 등짐에 뭐가 들었나 좀 확인해도 될까?
유우지: 거절한다.
경찰: 왜? 뭐 봐선 안 되는 물건이라도 들어있는 거니? 날붙이라던가, 뭐 그런 거 있는 거 아냐?
유우지: 날붙이는 쓰지 않는 주의다. 거기다 이 짐을 이 자리에다 전부 펼치라는 소린가? 조사하는데 30분, 다시 담는데 30분, 총 1시간은 걸린다.
경찰: 그럼 이렇게 서서 얘기하는 것도 그러니까 경찰서로 가지 그래? 찬 음료수라도 마시면서 말이야. 거기서 느긋하게 얘기 좀 들어보자고.
유우지: 그러니까 시간이 없다고 설명했지 않나. 영장도 없는 동행에는 응할 수 없다.
유우지: 지금 물러설 수 없다는 사정이 있다는 건 이해한다만, 나중에 출두한다는 형식으로 이 자리를 파할 수는 없겠는가.
경찰: 지금은 그렇게 입에 발린 소리를 하곤 있지만, 까보면 그대로 슬쩍 사라질 심산이잖아? 그렇다면 최소한 네 집 주소나 연락처라도 알려달라고.
유우지: 이사 도중이라 그랬잖는가. 전에 살고 있던 집은 이미 팔았으니 현재는 내 집이라 할 곳은 없다.
경찰: 그럼 부모님이 계신 친가 주소라던가. 설마 부모님도 집이 없다고 그러는 건 아니겠지?
유우지: 부모님은 안 계신다. 형제도, 친척도 없다. 전부 죽었다.
경찰: 진짜로? 역시 뭔가 숨기고 있는 거 아냐?
유우지: …끝이 없군….
경찰: 경찰서까지 오면 이런 쓸데없는 문답을 하지 않아도 될텐데 말이지. 지금 순찰차를 부를 테니까 잠깐 기다리라고?
유우지: 그럼 약속 상대방에게 전화라도 하게 해줘라. 이대로 가다간 하렴없이 기다리게 만들지도 모른다.
경찰: 그래도 상관없긴 한데… 그 상대방이란 게 누군데? 친구?
유우지: 말하고 싶지 않다.
경찰: 말 못할 상대냐?
유우지: 네 어머니다. 오늘 밤에 만나서 호텔로 가기로 약속했다.
경찰: …뭐?
유우지: 내가 이렇게 친절히 입을 다물고 있었는데, 그리 쓸데없이 물으니까 가정이 붕괴하는 것이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이혼하게 되더라도 날 원망하지 말라고?
경찰: 지금 날 놀리는 거냐…!
젊은 여성: 꺄악!
경찰: 엑?
유우지: ……….

우리들이 이야기하고 있는 곳으로부터 약 30m 후방에서 비명소리가 들렸다.
뒤를 이어 목청이 찢어져라,

젊은 여성: 날치기야…! 누가 좀!

저 멀리 굴러떨어진 하이힐, 그리고 넘어진 채로 손을 뻗고 있는 여성.
우리들과의 딱 중간 쯤 되는 위치에 요란스런 알로하 셔츠를 입은 남자가 이쪽을 향해 거리를 좁혀오고 있었다.

남자: 칫, 경찰인가…!

경찰복을 보고서 한순간 겁을 먹긴 했지만, 길가에 골목길이 없는 걸 확인하더니 결국 그대로 이쪽을 향해 달려왔다.

남자: 비켜, 새꺄!

손에 든 전리품인 가방을 위협하듯 휘두르며 [비켜]라는 제스쳐를 취한다.

경찰: 엑, 앗, 머, 멈춰, 멈추십시오!

정말 이런 일에는 익숙치 않았는지, 경찰은 허둥대고 있었다.
이러고 있는 동안 거리는 순식간에 좁혀졌다.

남자: 꺼지라고!

남자가 달려가는 방향에서 봤을 때 직선 상.
내가 서 있는 곳이 마침 그런 곳이었다.

남자: 꺼지라 했잖아!

손에 든 가방을 휘두르는 어깨의 움직임, 그리고 팔의 움직임으로 동작의 기점을 파악한 뒤, 저쪽이 휘두르는 것과 동시에 상대방 팔목을 퍽, 하고 때렸다.

남자: 으…으엑…?

한순간 휘둘러 내려치려던 팔이 굳으며 힘이 들어가지 않게 되자, 그 남자는 눈을 크게 떴다.
난 바로 남자가 입고 있던 알로하 셔츠의 멱살을 잡고서 확 잡아당겼다.

남자: …으으윽!!

남자가 내 "당기기"에 저항하려는 모습을 보이기 전에, 이번엔 반대로 체중을 실어 밀어붙였다.
"당겨진다!"고 버티려 할 때 오히려 밀어버리면 상당한 수준의 달인이 아닌 이상 자세가 무너지기 마련이다.

유우지: 거참 좋은 알로하 셔츠로군. 어디서 샀나?
남자: …으악! …윽!

자신의 뜻과는 관계없이 꼴사납게 꺾여버린 무릎에 경악하는 남자의 얼굴을 보면서, 이대로 목덜미에 프론트 초크를 걸려고 했지만….

남자: …이 새끼…!

남자는 바로 머리를 웅크리며 내가 목을 안을 수 없도록 몸을 비틀었다.
체격을 보고서 예상은 했지만, 역시 유도 경험자였다.
──하지만…

유우지: …이럴 땐 오히려 태클을 걸었어야 했다.

난 남자가 몸을 비튼 방향의 반대쪽으로 파고 들어가 가방을 들고 있는 남자의 오른손을 비틀어 올린 뒤, 그대로 남자의 등 뒤로 원을 그리며 미끄러지듯 들어갔다.

남자: 으윽! 으아악!
유우지: …이런 다음, 그대로 상대의 손목과 팔꿈치를 뒤에서 잡아 지면에 대고 누르면…이게 바로 팔꿈치 꺾기라는 기본 기술이다.
남자: 아프다고!! 아프다니까아아안!! 야! 이 새꺄! 쫌 놔라고오오오!! 죽여버린다, 새꺄!!!
유우지: …어이어이, 순서가 반대다. 날 죽이기 전에 이런 촌스런 알로하 셔츠를 판 점원부터 죽여라.
남자: 큭… 으아… 시팔… 이런 애새끼한테….

남자는 저도 모르게 그러는 건지, 놀고 있는 왼손으로 필사적으로 아스팔트를 퍽퍽 때리고 있었다.
난 남자를 누르고 있는 채로 재빨리 등 뒤를 돌아봤다.

유우지: 멍 때리고 있지 마라! 어서 붙잡아라!
경찰: 앗… 아, 알겠어!

경찰은 내 호통소리에 등줄기를 쭉 펴더니, 허리에 달린 주머니에서 수갑을 꺼내 달려왔다.
날치기범도 포기한 모양인지, 그 이상 쓸데없는 저항을 하는 일 없이──
얌전히 현행범으로 잡힌 뒤, 경찰이 무선으로 응원을 부르고 있는 동안에도 얼굴을 숙인 채 그저 땅바닥에 주저앉아 있었다.
가까운 곳에 있었는지, 얼마 지나지 않아 사이렌 소리도 들렸다.
도착한 순찰차에선 두 명의 경찰이 내린 뒤, 범인을 순찰차에 집어넣었다.
그런 모습을 딱히 다른 행동을 하는 일 없이 가만히 지켜보고 있던 나에게 아까 그 경찰이 달려왔다.

경찰: 버, 범인 체포에 협력해주신 점, 감사드립니다…!
유우지: 감사장은 필요없으니, 이제 날 가게 해줘.
경찰: 그럴 순 없습니다. 아까 전 일도 포함해서, 가능하시다면 경찰서에서 다시 한 번 얘기를 듣고 싶습니다만….
유우지: …그렇겠지….

내가 혀를 차며 "쓸데없는 짓을 했군" 하고 후회한 건──
경찰이 등을 미는 사이에 살짝 손목시계를 보고서 약속 시간을 5분 넘겼다는 걸 알아차렸을 때였다.

<2011년 5월 24일 15시 30분, 미시마자키 경찰서 취조실>



형사: …어이, 이제 슬슬 얘기 좀 해주지 않겠나.
유우지: …………………….

TV나 드라마나 개그 프로그램에서 자주 나오는 "돈까스 덮밥을 먹는 방"에 안내받은지 30분째. 난 준비되어 있던 싸구려 접이식 철제 의자에 앉아 팔짱을 낀채로 입을 다물고 있었다.

형사: 그렇게 입을 다물고 있어봤자 집에 못 간다고? 누구하고 만나기로 했다며? 얼른 얘기하고 다 털어버리는 편이 낫지 않겠어?
유우지: …………………….

난 대답대신 눈을 감았다. "말할 생각은 일체 없다"라는 의사표명이다.
난 눈앞의 형사가 그런 내 태도에 부아가 치솟아 혀를 차는 소리를 듣고서, 이 형사가 다음으로 무슨 행동을 취할지 예상이 갔다.

형사: 켕기는 게 없으면 말할 수 있잖냐!! 언제까지 그렇게 입 다물고 있을 생각이냐고!!

물건을 때리는 소음, 그리고 더욱 심해지는 공갈. 심약한 인간이라면 깜짝 놀라 뛰쳐올라 눈을 크게 뜬 뒤, 고개를 숙이고서 벌벌 떨고 있었겠지.
그래도 난 눈을 뜨는 일 없이 그저 조용히 팔짱을 낀 채로 머릿속을 비웠다.
이런 식으로 소리지르는 어른은 어릴 적부터 많이 겪어왔다.
"겁주기"가 안 먹힌다는 걸 알았으니 다음은 머릿채를 잡고서 뒤흔들 차례였겠지만, 상대는 공공의 국가단체다보니 직접적인 폭력은 행사하지 못한다.
하지만 눈을 감고 있는 내 얼굴에다 전기 스탠드를 갖다 대는 정도의 개그스러운 장난질 정도는 할 수 있겠지.

형사: …하아~~….

"최근 꼬맹이들은 이래서…"라는 말이 들릴 것 같은 형사의 한숨.
난 그 형사가 어떤 답답한 표정을 짓고 있는지 보려고 살짝 눈을 떴다.
눈 앞에 있는 형사는 과연 얼굴의 좌우는 얼마까지 달라질 수 있는가──라는 기네스 기록에 도전이라도 하려는 듯이 뭐 씹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내가 그런 의외로 유쾌한 표정을 보며 코웃음을 치는 걸 보자, 형사는 머리를 벅벅 긁으며 내 얼굴을 째려본다.

형사: 있잖냐, 형씨. 누가 그렇게 하라 시켰는진 모르겠는데, 경찰한테다 대고 묵비권 행사해봤자 좋을 일 없다고? 아앙?

좋을 일은 없지만, 나쁠 일도 없다. 그저 시간만이 쓸데없이 소비될 뿐이다.
난 "돈까스 덮밥을 먹는 방"의 벽에 걸린 시계를 잠깐 쳐다봤다. "약속" 시간으로부터 이미 1시간은 지나 있었다.

형사: 무슨 말이라도 하라고!!

정말 심심하지 않게 딱 알맞은 타이밍으로 책상을 때리는 형사다.
그것도 책상을 때릴 때마다 떨어지는 재떨이를 그 때마다 주워 올리는 모습이 정말로 웃기다.

형사: 아, 진짜… 너, 도대체 뭐냐고….

형사는 책상에서 떨어진 재떨이를 허리를 숙여 주워들며 지긋지긋하다는 식으로 한 소리를 했다.

유우지: …카자미 유우지… 직업은 학생이다….
형사: 그러니까! 그건 이미 몇 번씩이나 들었다고 했잖냐!! 조사했다! 야마나시에서 왔잖냐!?
형사: 과거 범죄기록 없음! 체포 기록도, 교통 위반도 없음! 무슨 상장을 받을 만한 일도 없음! 이렇게까지 깨끗한 상벌 없음, 이상하지 않냐!?
형사: 마치 누군가가 조작이라도 한 것처럼 새하얗다고, 넌! 너, 도대체 뭐하는 놈이야!?
유우지: 카자미 유우지, 직업은 학생이다.
형사: 뭐야, 그러는 건! 경찰한테 잡히면 그 말만 하라고 누가 그러든!? 너! 어느 나라 소속 테러리스트냐!?
유우지: 카자미 유우지, 직업은 학생이다.
형사: 이제 됐어!! 닥치고 있어!

말하라고 하더니, 이번엔 닥치라고 한다. 정말 알 수 없는 인간이다.
그 알 수 없는 형사는 다시 한 번 오만상을 찌푸리며 머리를 긁는다. 비듬이 성대하게 떨어졌다.
여기저기 주름이 간 양복에 덥수룩하게 난 수염을 보아하니, 몇 일이나 집에 가질 못하고 있는 것이겠지.

형사: 야… 야야야… 좀 봐줘라… 이쪽 사정도 좀 생각해달라고… 하아~~….

또 한숨.
이쪽도 한숨을 쉬고 싶어졌다.
양쪽 다 일을 너무 성실하게 한 바람에 일이 이렇게까지 꼬이고 만 모양이다.

형사: 아까 그 날치기 사건 조사도 제대로 되질 않고. 정말 귀찮기 짝이 없는 걸 잡았네, 으이그….

서로 노려보는 것과 비꼬는 말이 한 차례 왔다갔다 했을 무렵, 마치 그 쉬는 시간을 노리기라도 한 것처럼 문을 두들기는 소리와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형사: 누구십니까… 아, 수고하십니다.

살짝 살이 찐 나이든 형사가 방으로 들어왔다.
눈 앞에 있는 형사가 존대를 하는 걸 보아하니, 상사나 그쯤 되는 사람인 모양이다.

형사: 무슨 일이신지… 에, 네, 예…?

이쪽을 한 번 본 뒤, 젊은 형사에게로 뭔가 귓속말을 한다.
좀 있으니 젊은 형사가 그 보고를 다 듣고서는 그야말로 "납득이 안 간다"는 표정을 지으며 날 쳐다봤다.

형사: …석방이랜다. 수고했다.
유우지: 석방의 이유는?
형사: 그건 이 분에게서 들으라고… 그럼 간다.

젊은 형사는 그 말만 남기고서 취조실을 나갔다.
나이든 형사는 그걸 확인한 뒤, 이쪽을 보며 기름기 낀 미소를 짓는다.

나이든 형사: 어이쿠~, 죄송하게 됐습니다, 카자미씨. 이쪽에 연락이 오질 않았던 모양이라, 방금 전 겨우겨우 당신의 신분보증인 되는 사람과 연락이 되었거든요.

형사가 번뜩이는 눈빛으로 날 노려본다.

나이든 형사: 이치가야 관계자라면 처음부터 그렇게 말씀해주셨으면 합니다만….
유우지: 처음부터 이치가야의 인간이란 걸 알았다면 구치소에 쳐박은 뒤 다 벗기고서 호스로 물을 뿌릴 생각 아니었나?
나이든 형사: 하하하핫, 농담 한 번 잘 하는군요. 이쪽은 천하가 알아주는 사쿠라다몽이라구요?
유우지: 말해두겠는데, 난 평범한 학생이다. 이치가야에서는 청소 아르바이트를 했을 뿐이다.
나이든 형사: 청소, 청소라 하셨습니까. 하하… 그렇군요. 정말 딱 어울리는 말이군요. 역시 인텔리 집단은 다르긴 다릅니다.

형사는 내 대답을 듣고서 이번에도 입모양만 웃는 모습으로 지었다.

나이든 형사: 이것 참, 그러니까 말이죠. 그쪽도 그런 사정이 있었다면 좀 더 빨리 말해주셨으면 좋았을 텐데 말이죠──
나이든 형사: 물론 아시겠지만 윗사람들이 그러다보니 이래저래 좀 복잡하다지요, 아하하.

명백하게 비꼬는 분위기를 풍기면서도 은근히 예의에 어긋나는 태도로 나오는 형사.
넉살만은 좋은 모양이지만, 귀찮을 것 같은 분위기를 은근슬쩍 풍기고 있다.
아까 그 젊은 형사 쪽이 말은 더 안 통할 것 같긴 해도 훨씬 대하기 편할 것처럼 보였다.

유우지: …이치가야에 나에 대한 정보를 요청했나?
나이든 형사: 아뇨, 당신의 이름을 데이터베이스에서 검색해봤거든요?
나이든 형사: 한창 검색하던 도중에 전화가 오더니만, 수화기를 들어보니 방위청의 "특별한 기관"에서 온 전화라….
나이든 형사: …[우리 개가 거기에 보호되어 있지 않나]라고 하잖습니까?
나이든 형사: 이것 참, 정말로 놀랐다고요. 하하하핫! 우리는 보건소가 아니잖습니까! 아하하핫!
유우지: "주인"이 있고, "목줄"도 채워져 있는 게 확인되었으니 이제 가봐도 되겠지?
나이든 형사: 예예, 얼마든지 그러시지요? 아아, 맞다. 당신이 요번에 전입하게 될 학교의 교장 선생도 이쪽에 연락을 했었다지요.
유우지: 그런가….
나이든 형사: 예에~, 올 때가 되도 오지 않는다고 근처 경찰서란 경찰서에다가 죄 전화를 걸었던 모양이라지요?
나이든 형사: 덕분에 우리 서장님도 회의 도중에 전화를 받았던 모양인지라, 엄청 한 소리를 들었다고 그랬다고 하네요.
유우지: 내 짐은 어딨지?
나이든 형사: 맡아둔 짐은 현관에 내놨으니 거기서 받아가시지요. 뭐하다면 여기 차로 보내드리겠는데요?
유우지: 나같은 별 볼 일도 없는 인간을 배웅한답시고 국민의 혈세를 쓸 수는 없지 않나? 걸어가겠다.

나이든 형사의 안내에 따라 현관으로 나와보니, 젊은 형사가 뒷쪽에서 아까 맡겨뒀던 등짐 가방을 들고서 나타났다.

형사: 엄청나게 무겁구만, 이거… 도대체 뭐가 들은 거지?
유우지: 뭐냐고 물어도 곤란하다만… 굳이 말하자면 내 인생이라고 하겠다.
형사: …개그라고 하기엔 질이 떨어지는데.
유우지: 이번 건 딱히 그럴 생각으로 한 말이 아니다만.
형사: 뭐, 그런 건 아무래도 좋고… 영차.

내 옆에다 등짐 가방을 두더니, 후우, 하고 한숨을 내쉬는 형사.

유우지: 어떻게 이걸 들고 왔군… 무겁지 않았나.
형사: 일로 유도를 하는 사람한테 할 말이 아니네. 시골 경찰이라곤 해도, 그런 건 다 하고 산다.
유우지: 그렇군, 경찰이라면 당연하겠지. 미안한 말을 했군.

형사는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형사: 어이, 너… 매립지에 있는 학교 학생이라며.
유우지: 교복을 입고 있는 걸 보면 알 수 있지 않나.
형사: …교복이 너한테 걸쳐져 있다는 느낌인데.

스쳐 지나가면서 내 어깨를 툭 치더니,

형사: 조심하라고, 여러 의미로.

마지막으로 그런 말을 남기고선 경찰서 안으로 들어갔다.

유우지: 학생으론 보이지 않는 건가.

남색 교복 바지에 반 소매 셔츠. 그리고 연지색과 황색 줄무늬로 꾸며진 넥타이.
꽤 긴 머리카락 이외엔 딱 평범한 학생이라고 할 수 있는 차림일 터.

유우지: …꽤나 어렵군, 학생이 된다는 것도.

어렵기에 그 때 그렇게 희망했던 것이겠지.
나중에 가서 내가 왜 그 때 그런 걸 바랐는지 나 자신도 알 수 없었지만, 지금은 어렴풋이나마 그 이유를 알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난 되고 싶어도 되지 못했던 것이 되고 싶었던 것이다.
지금은 아직 정말로 겉모습만 꾸미고 있는 것일 뿐.
아마도 앞으로 내면 역시 [학생]이 되어갈 것이다.
아깐 뜨는 도중이었던 태양도 이젠 완전히 남중해 있었다.
기온은 계속해서 오르는 중인지라, 살갗에서 땀이 훅 배어 나왔다.

유우지: 마중 나왔을 거라고 생각했다만… 음?

태양을 향하고 있던 눈길을 기척이 난 아랫쪽으로 내렸다.
하이 콘트라스트의 빛에 익숙해져 있었던 눈이 한 순간 사람의 모습을 실루엣으로 잡은 뒤, 조금 있자 마치 페이드 인하듯이 그 상세한 모습을 비추었다.



여성: 참 수고가 참 많으십니다.

눈 앞에 어색하기 짝이 없는 경례를 한 여자가 방긋방긋 웃으며 서 있었다.

유우지: …그러지 말라고. 직장 바깥에서 그런 포즈를 보고 싶진 않아. 애시당초 그런 축 늘어진 경례가 어딨나. 해상 자위대 권유 포스터에 나오는 수영복 차림의 누님 쪽이 훨씬 더 기합이 들어가 있다.
여성: 정말, 괜찮잖니. 오자마자 일한 것 좀 치하해주겠다는데.
유우지: 치하받을 만큼 사회에 공헌한 적도 없다.
여성: 그래그래, 알겠어. 오자마자 참 어처구니 없는 일도 다 있었다는 건 이해하겠는데 말야, 괜히 엉뚱한 사람한테 화풀이는 하지 말아줄래? 그런 것보다….

옆에 세워져 있던 차 문을 열었다.

여성: 어서 타. 목적을 달성하는 게 최우선, 안 그래?
유우지: …그래, 그렇군.

미시마자키 경찰서에서 133번 국도를 따라 남하한 뒤, 곁길로 나와 곶 쪽으로 더 나아간다.
풍력 발전용 프로펠러가 천천히 회전하는 능선을 보자, 바다가 가까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여성: 깜짝 놀랐다구. 시간이 다 됐는데도 안 오질 않나, 이건 무슨 일이 있는게 틀림없다 싶어서 연락해보니 역시나 경찰서 신세를 지고 있다고 하질 않나.
여성: 이렇게 더우니까 오다가 열사병에 걸려서 쓰러진 줄 알았다구.
유우지: 병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을 텐데.
여성: 어째서 그렇게 말하는데?
유우지: 바로 경찰서로 연락했지 않나. 병원이 아니라.
여성: …물론 너니까 쓰러지기 전에 뭐라도 조치를 취했을 거라고 생각은 했긴 하지만, 일단 건강도 생각해줬으니까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좀 고맙게 받아들이면 좋을 텐데.
유우지: 기상예보와 정보전달은 정확한 게 세계를 위하는 일이다.
여성: 정말 귀엽지가 않아.

또 다시 부루퉁한 표정을 짓더니, 말을 잇는다.

여성: 애당초 말야, 여기도 편은 적지만 그래도 전철이 다니는 곳이거든. 그걸 타고 오면 될텐데 왜 그리 걸어서 오려고 하는 거야.
여성: 그것도 듣고서 놀랬다구. 히말라야라도 올라갈 기세로 큰 짐을 짊어지고 있다고 하잖아.
유우지: 미안하게 됐군. 전철은 싫어한다.
여성: 그렇다고 해서 걸어서 온다는 건 몰상식한 짓이라구.
유우지: ……….
여성: 왜 그러니, 갑자기 말이 없네?
유우지: 다른 학교 사람들에겐 말하지 말아줬으면 한다. 이상한 선입견이 생기게 된다.
여성: 이상한 인간이 왔다고 경계받을지도 모르겠네, 확실히.
유우지: 그런 걸 상대하는 건 경찰만으로도 충분하다.
여성: …아아, 역시 불심검문 받았구나….
여성: 자, 도착했어. 이 곳이야.

차는 500m 더 달린 곳에 위치한 바닷가 근처 매립지에서 멈춰섰다.

유우지: 그래서 매립지에 있는 학교 학생이라는 건가. 그렇군.

내가 아까 그 형사가 한 말을 떠올리는 것은 제쳐둔 채, 왠지 즐거워보이는 말투로 말을 계속한다.

여성: 어때? 대단하지. 이 근처에 있는 학교 중에선 최신식이라구.
유우지: 대단하군. 무척이나 학교론 보이지 않는다.



신설교라고는 들었지만, 겉으로 보기엔 정말로 학교론 보이지 않았다.
3층짜리 건물. 새하얗게 칠해진 외벽만은 그럴 듯하게 보이지 않을 법도 없었지만, 그 이외는 완전히 도심에 세워져 있을 법한 오피스텔이나 진배없었다.
좌우에 있는 문은 교문이라기보다 어떤 시설을 방불케 하는 무미건조한 [담장]이었고.
붙여져 있는 간판도 유명한 서가가 달필을 뽐낸 것이 아니라, 간결한 서체로 학교명이 적혀져 있을 뿐이었다.



여성: 정말… 앞으론 여기가 네 모교가 될 곳이야. 감개가 새롭지 않니?
유우지: 방금 막 온 사람이 감개가 새롭다 대답해봤자, 거짓말을 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여성: 정말 정취도 뭣도 없이 무뚝뚝하다니깐. 인간한텐 상상력이 중요하다는 말 모르니?

요란하게 한숨을 내쉬더니, 서투른 연극단원처럼 두 손을 거창하게 펼치며,

여성: 신설교다보니 그다지 학교란 이미지가 안 들지도 모르겠지만… 학생도 다 제대로 된 평범하면서도 착한 애들로 있다구. 그러니까…!
여학생A: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여성: ………어?
여학생B: 아하하하하!! 헤이! 웨어 아 유 고잉!?

그런 뻔하디 뻔한 연극은 갑자기 쩌렁쩌렁하게 울린 여학생의 비명소리로 인해 난데없이 끊기게 되었다.



여학생A: 그, 그거 치워, 마키나! 잠까… 야! 그러지 말라니깐, 제발! 제발 부탁 좀 들어줘어어!!!!
여학생B: 아하하하하하, 아마 언니, 왜 도망치는 거야. 매미 귀엽다구우우??
여학생A: 버, 버버버벌레는! 벌레는 정말 싫어한다구우우우우우우우우!!!!
여학생B: 이햐하하하하핫! 에잇에잇~!!
여학생A: 꺄아아아아아아아악, 나 살려어어어어어어!!!
여학생B: 아하하하하하, 아하하하하하하하하!!! 아하! 아핫! 콜록! 우웩!
여학생A: 사레 걸릴 정도로 웃지 말라구, 마키나! 너, 나중에 보자! 간식 안 줄 거야!
여학생B: 으으! 노 웨이!!
여성: ……….
유우지: ……….
여성: …그게, 평범한….
유우지: 평범? 평범하다는 게 뭔가? 매미를 휘두르며 달리는 수업이 있다는 건가?
여성: …저기… 그게 아니거든…? 저 애들은… 그게, 그런 거 있잖아? 너도 알잖니?
유우지: 전혀 모르겠군. 하지만 쾌활한 학교라 마음에 든다.
여성: 그, 그렇지? 아무튼 가자… 안에.

펼쳤던 두 손을 다시 내릴 타이밍을 놓쳤는지, 그저 터벅터벅 교문 안쪽으로 걸어들어갔다.



교장실은 정면 현관에서 바로 옆이었다.
고풍스러운 책상과 의자가 있는 등, 가구도 다 갖춰져 있었다.
겉모습에서 느껴졌던 위화감과는 반대로, 여긴 구태의연한 [교장실] 그 자체였다.

여성: 거기에 앉으렴.

가구 중 하나인 가죽제 소파에 걸터앉았다.
내가 앉은 걸 확인한 뒤, 그 반대편에 앉는다.

교장: 교장인 타치바나 치즈루입니다. 미하마교에 잘 오셨어요. 처음 뵙겠습니다.
교장: 아니면 오랫만이구나, 라고 하는 편이 나을까? 카자미군.
유우지: 편의상 처음 뵙겠습니다라고 해야 하지 않나?
교장: …그렇구나, 그렇겠네, 확실히.

교장은 살짝 쿡, 하고 웃음을 짓더니 옆에 놓여져 있던 학교 판촉물을 손에 들었다.

교장: 뭐, 넌 분명 벌써 개요 정도는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그래도 일단 설명은 해둘게.

엷은 매니큐어가 발린 손가락으로 2쪽 정도를 넘긴다.

교장: 여긴 학교법인 사카키 학원이 운영하는 사립교로, 전국에서 선발된 학생들이 모여 하루하루 공부에 정진하고 있어.
교장: 사카키 학원의 모체는 관동 일대에 민간 철도망을 펼치고 있는 토우힌 급행전철 그룹. 그 자금력으로 최고의 설비와 교직원을 갖추고 있어. 일단….

교장의 설명은 세부사항으로 넘어갔다.
토우힌 급행은 주로 도쿄와 하네다 공항을 잇는 주요 선로의 운영을 중심으로 하여, 부동산 및 대규모 소매점에 손을 대고 있는 대기업 그룹이다.
그 토우힌 급행의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 사카키 일족이며, 아마도 사카키 학원이란 것도 그 일족이 운영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어째서 추측식이냐 한다면, 학교의 존재도, 법인의 활동도 기본적으로는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거기에 내 자신도 조사결과에 확증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교장: 넌 이 학교에 2학년으로 들어가게 될 거야. 바로 내일 있을 HR시간에 전학 왔다는 걸 공지할 테니까, 그 이후엔 마음대로 행동해도 상관없어.

그렇게 말하며 페이지를 넘기던 손길이 멈춘다. 교장은 두 손을 완만한 동작으로 깍지끼며 아래로 내리고 있었던 시선을 내 쪽으로 향했다.

교장: 어때…? 네 바람대로 평범한 학교 생활을 보내기엔 최적의 환경이라고 생각하는데.
유우지: 질문이 있다.
교장: 해봐.
유우지: 먼저 첫 번째. 오늘은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교내에는 인기척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이건 무슨 일이지?
교장: 소수정예라서 그래. 학생 수는 널 포함해서 6명밖에 안 되거든.
유우지: 6명?
교장: 응.
유우지: …소수정예라는 건가.
교장: 그래.
유우지: 아까 그 매미와 관련된 둘도 그렇다는 건가…?
교장: 물론이지.
유우지: …두 번째. 난 오늘부터 어디서 생활하면 되지?
교장: 전원 기숙사 생활이야. 나중에 학생 기숙사가 어딨는지 안내할게. 거기서 다니면 될 거야.
유우지: 학생 기숙사?
교장: 기숙사라곤 해도, 충분히 넓은 방이니까 안심해도 돼.
유우지: 그럼 됐군. 알겠다.
교장: 이상이려나?
유우지: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더 묻겠다.
교장: 그래, 해봐.

마지막 질문만큼은 똑바로 눈을 바라보며 했다.
교장이 무슨 생각으로 날 여기로 불렀는가. 그걸 확인하고 싶었다.

유우지: 마지막으로… 여긴 평범한 학교가 맞나.
교장: ……….

교장이 말문을 닫았다.
한 순간의 침묵이 흐른 뒤, 다시 입을 뗀다.

교장: …그래.

부드러운 미소.
굳이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 같은 타산은 없어 보였다.

교장: 네가 그 때 말했던 희망… 똑똑히 기억하고 있어.

교장은 천천히 일어선 뒤 창가 쪽으로 걸어갔다.



창 밖에는 운동장이 보였다.
평범한 학교처럼 보이는 그곳도, 가장자리 쪽에는 말도 안 될 정도로 높은 벽이 세워져 있었다.

교장: [평범한 학교에 들어가 평범한 학생 시절을 보내고 싶다.]

적은 학생.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호화로운 시설. 전원 기숙사제. 높은 벽.
그것들은 하나같이 명백할 정도로 [이상함]을 나타내고 있었다.

교장: 그치만, 너도 알겠다시피 네 자신의 처지를 생각해보면 여기밖에 그 조건을 맞출 수 있는 곳이 없었어.
유우지: 그렇겠지.
교장: …난 무슨 일이 있어도 너에게 여긴 평범한 학교라고 말할 거예요.

교장이 돌아본다.

교장: 그러니 너도 여기서 평범하게 생활해줬으면 해. 내가 뭔가 해줬으면 한다거나 하는 일은 없을 거야.
유우지: 알겠다.
교장: 그럼 기숙사 쪽을 안내할게.
유우지: 그래.

고개를 끄덕인 뒤 일어섰다.
바깥에 있는 운동장에서는 바닷바람을 받아 모래바람이 불고 있었다.



교장: 여기가 학생 기숙사야. 관리실을 포함해 방 수는 총 11개.
교장: 각 방마다 욕실과 화장실, 그리고 부엌이 딸려 있으니까 생활에 대해서 걱정할 건 없어. 가구도 다 갖춰져 있고.
교장: …뭘 그리 이리저리 둘러보고 있는 거니?
유우지: …아까 그 매미 가지고 놀던 둘은 없는 모양이군.
교장: 아아, 스오우랑 이리스 말이구나.
교장: 둘 다 아직 학교에 남아있을지도 모르겠네. 코미네도 없는 모양이고….
유우지: 코미네라는 녀석도 여기 학생인가?
교장: 응. 그 애한테 기숙사 안내를 부탁하려고 했는데… 모습이 보이질 않네.
유우지: 학생들의 동향을 전부 다 파악하고 있을 수는 없는 모양이로군.
교장: 난 그 있잖아, 고작해봤자 교장이니깐.
유우지: 고작해봤자라….
교장: 잠깐 있어봐. 방에 있을지도 몰라.

그렇게 말하며 교장은 건물 안쪽으로 걸어갔다.
그 자리에 홀로 남겨진 난 아무 생각없이 천장을 올려다보며, 그만 언제나 하던 버릇대로 스프링쿨러의 수를 센 뒤 건물의 개략적인 규모를 상상하고──
정면 현관이 제압당했을 때를 상정해 비상계단의 위치를 파악했다.

유우지: …흠… 기둥 수가 적군. 천장이 낮은 건 그 때문인가….
???: 저, 저기….
???: 저기….

건물에 집중하고 있었던 탓인지, 누군가가 옷소매를 잡아당기고 있다는 걸 깨달았던 건,

???: 저기… 제 목소리, 들리시나요?

몇 번째인지 모를 [저기]가 있은 후였다.



유우지: …음?
???: 당신은 오늘 도착할 예정인 전학생이… 맞으신가요?

목소리가 들린 쪽으로 시선을 내려보니, 메이드 복장을 한 여자가 날 올려다보고 있었다.
신장은 작은 편이 아니었지만, 남자인 나와 비교하면 필연적으로 그렇게 되고 만다.

???: 아니면 불심자이신가요?
유우지: 불심자인가? 라고 물어서 불심자라고 대답하는 인간은 없을 거라 생각한다만.
???: 와… 그러고보니 그렇네요. 이게 바로 유레카란 거군요….

메이드는 고개를 몇 번인가 끄덕이더니, 천천히 눈을 감으며 내가 한 말을 복창하기 시작했다.

???: 불심자라 물어서 불심자라고 대답하는 사람은 없다… 불심자라 물어서 불심자라 대답하는 사람은 없다….
???: 응… 이제 됐어.
???: 그럼 질문을 바꿔서…… 당신은 불심자가 아닌 사람이신가요?
유우지: 너한테 응용력이 없다는 건 잘 알았다.
???: 네?
유우지: …아니, 아무 것도 아니다. 그래서 메이드는 나한테 무슨 일이지?
???: 저기… 그러니까 전 당신이 수상한 사람인지 아닌지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유우지: 그런 말을 듣는 건 오늘로써 두 번째다.
???: 그건 축하드려요. 그래서 당신은 불심자가 아닌 사람이신가요?
유우지: 정말 보기와는 달리 다부진 메이드로군….
교장: 아아, 코미네, 마침 잘 됐어. 이쪽이 오늘 전학 온 카자미군이야.

그 때, 이쪽의 상황을 눈치챈 교장이 그 여자에게 말을 걸었다.
아무래도 이 메이드가 [코미네]인 모양이다.

코미네: …역시 당신이 전학생이셨군요.
유우지: 카자미 유우지다. 앞으로 잘 부탁한다.
코미네: 네, 저야말로 잘 부탁드려요.
유우지: ………….
코미네: ………….
유우지: 아직 성 말고 이름을 듣지 못했다만?
코미네: 와… 죄송해요. 이름은 사치라고 해요. 잘 부탁드려요.

이번엔 딱 이름만 말하는 건가… 흠.

유우지: …아까 두 사람도 그렇고, 여긴 정말 유니크한 인재가 모인 모양이로군.
교장: 학생의 개성을 존중하는 게 학교가 할 일이거든.
유우지: 그렇다는 건 얘도 학생이란 건가?
교장: 코미네는 이 학교의 1학년생이야. 너한텐 코미네가 교단에 설 나이로 보이니?
유우지: 나만 그런 게 아니라, 술집에서 본 바니 걸에게 [성서는 어쨌나?]라고 묻진 않겠지.
교장: 그래. 코미네는 평소에도 메이드복을 입고 있는 경우가 많아.
유우지: 대답이라고 하기 그렇군.
교장: …확실히 그렇긴 하네. 그럼 코미네, 설명해주렴.
사치: 알겠습니다.
사치: 그게…… 전 반장을 맡고 있으며, 선생님들께서 자주 도와달라고 하시거나, 잡일을 맡기시는 경우가 많았습니다만.
사치: [왠지 메이드같네]라는 얘기가 나오더니, [어디 메이드복 한 번 입어봐]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사치: 그리곤 [진짜 입어보니 어울리니까 되도록 평소에도 입고 다녀]라는 제안을 받았기에, 되도록 평소에도 메이드복을 입고 다니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유우지: 그렇군. 그런 서비스 정신을 자기 본분을 잊은 수녀들에게도 알려주고 싶을 정도다.
사치: 네, 감사합니다.

칭찬할 생각은 없었다만… 그걸 굳이 말로 할 필요는 없겠지.

교장: 그럼 지금부턴 그녀의 안내를 받도록 해. 그 편이 더 대화를 나눌 수도 있을 테니깐.
유우지: 문제없다.
교장: 그럼 코미네, 뒷일은 부탁할게.
사치: 알겠습니다.
사치: 그럼 먼저 1층부터 안내하도록 할게요.
유우지: 그래, 부탁하지.

메이드는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고 생각했더니, 바로 관리인실 앞에서 멈춰섰다.

사치: 앗…….
사치: 저기…….

그대로 무슨 말을 하고 싶어하는 눈길로 날 바라본다.

유우지: 왜 그러나. 무슨 하고 싶은 말이라도 있는 건가?
사치: 저기… 당신을 뭐라고 불러야 좋을지 묻는 것을 잊어버리고 있었어요.
유우지: 그러고보니 그랬군.
사치: 죄송합니다.
유우지: 아니, 난 네 마음대로 불러도 상관없다.
사치: ………….
사치: 그럼 [유우군]이라고 불러도 될까요?
유우지: 갑자기 거리를 확 줄였군….
사치: 그럼 [카자미씨]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유우지: 그래. 그렇다면 난 널 [사치]라고 부르도록 하지.
사치: 사치…….
유우지: 미안하군. 역시 [사치에몽] 쪽이 더 나았는가?
사치: 아뇨, 사치로 부르셔도 돼요.

표정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눈에서 묘한 박력이 느껴졌다.

유우지: 그런가. 그럼 사치, 앞으로 잘 부탁한다.
사치: 네.

이렇게 웃는 모습을 보아하니, [사치]라 불리는 게 싫었던 것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사치: 그럼 바로 시작하겠습니다만… 기숙사에 들어와 제일 처음 보이는 이 방이 바로 카자미씨의 방입니다.
유우지: 푯말엔 관리실이라고 적혀있다만.
사치: 교장 선생님의 말씀으로는… 카자미씨는 기숙사장을 겸해서 이 방에 살아줬으면 한다고 합니다만….
유우지: 즉, 간수 역할을 하라 이거군.

적어도 6명 중 3명이 여학생인 학교의 기숙사다.
그렇다면 방도 되도록 멀리 떨어진 편이 문제가 될 일이 적어서 좋다.

유우지: 안을 봐도 되겠는가?
사치: 네. 이게 방 열쇠입니다. 들어가보세요.



받아든 열쇠로 문을 열어보니, 아까 들었던대로 신품으로 된 부엌과 가재도구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것들은 다 손질이 잘 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앞으로 살기엔 너무나도 충분한 환경이라는 게 한 눈에 봐도 알 수 있었다.

사치: …이 기숙사의 모든 방에는 화재 경보기가 1개씩, 그리고 스프링쿨러가 2개씩 설치되어 있습니다.
유우지: 그런가.

내 시선을 통해 내가 지금 뭘 생각하고 있는질 알아챈 건가.

유우지: ………….
사치: 그곳은 넓이가 한 평 반 정도 되는 벽장이라고 들었습니다.

시험 삼아 궁금한 쪽으로 시선을 돌려보니 아까처럼 설명이 따라붙었다.
살짝 맹한 구석이 있는 모양이었지만, 이런 부분에서는 눈치가 빠른 모양이다.

유우지: 그런가. 그렇다면 문제 없겠군.

난 그렇게 말하며 싱크대의 수도꼭지를 틀어봤다.

유우지: 내가 오기 전, 누군가 이 방을 쓴 적이 있나?
사치: 아뇨? 적어도 4개월은 아무도 쓰지 않았었습니다만….
유우지: 그렇다고 하기엔 깨끗한 물이 나오는군.
사치: 예, 건물 자체가 새로운 것도 있기도 하고, 이 방은 카자미씨가 오시기 전에는 창고 대신으로 쓰였던 적도 있기에 그 때 누군가가 수도를 썼을지도 모릅니다.
사치: 저도 여기서 가끔씩 청소할 때 쓸 물을 양동이에 담아가기도 했으니까요.
유우지: 그렇군.

난 수도꼭지를 잠군 뒤, 짊어지고 있던 짐을 그 자리에 내려놓고서 바로 방을 나섰다.



사치: 그리고 현관에 들어와 바로 앞에 있는 공간은 모두가 공유하는 공간입니다.
유우지: 학생 기숙사답게 커뮤니티 스페이스라는 건가.
사치: 네. 마키나 아마네씨 같은 경우엔 자주 여기서 시간을 보냅니다.
유우지: 그런가….

처음 듣는 이름이지만, 아마 다른 학생을 말하는 것이겠지.

사치: 그리고 카자미씨의 방 옆은 보일러실입니다. 그 정면은 계단이고….
사치: 계단 너머 안쪽에는 4개의 방이 있으며, 계단 옆에 있는 3호실이 제 방입니다.
유우지: 방은 총 11개 있다고 들었다만, 1층의 방을 고른 것에는 뭔가 이유가 있나?
사치: 그건 제 이름이 [사치]이기에, "삿쨩이라면 3호실이지!"라고──
유우지: ……이해했다.



사치: 여기가 2층입니다. 2층은 기본적으로 방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저를 제외한 다른 학생분들은 모두 이 층에서 살고 계십니다.
유우지: 그렇다는 건 두 방은 비었다는 건가.
사치: 네. 7호실과 9호실은 현재 빈 방입니다.



사치: 3층은 이 대욕탕을 비롯하여, 대중 목욕탕과 같은 구조가 되어 있습니다.
사치: 계단 반대편에는 세탁실이나 건조대 등이 있기에 필요할 시엔 이용하시면 돼요.
사치: 만약 세탁 자체를 잘 못하신다고 하신다면, 저에게 말씀해주시면 제가 대신하겠습니다.
유우지: 다른 사람 뒷바라지하는 건 귀찮지 않나?
사치: 반장이니까요.
유우지: ……알겠다. 그럴 때가 있으면 부탁하도록 하지.
사치: 네.

이렇게 웃으며 그런 말을 하는데 굳이 거절할 이유가 없다.

유우지: …참고로 대욕탕은 자유롭게 써도 되는 것인가?
사치: 네. 청소는 전문업자가 정기적으로 해주시기에, 청소 중일 때는 제외하면 24시간 이용이 가능합니다.
사치: 다만, 남탕과 여탕이 나눠져 있는 게 아니기에, 카자미씨가 입욕하실 땐 입구에 푯말을 달아주세요.

그렇게 말하며 [남성 사용중]이라는 푯말을 건넨다.

유우지: 알겠다. 여긴 경치도 좋아보이니 자주 이용하게 될 것 같군.
사치: 맞아요. 주변에는 교사 이외에 달리 높은 건물도 없거니와, 유리의 투과율도 75퍼센트인지라 수평선 아래로 잠기는 석양을 바라볼 수도 있어요.
유우지: 오션 뷰라는 건가. 나쁘지 않군.
사치: 원하신다면 바로 들어가실 수도 있습니다만….

그렇게 말하는 사치 손에는 어느새 수건과 갈아입을 옷이 들려 있었다.

유우지: 꽤나 준비성이 좋군.
사치: 이 대욕탕을 보신 대개의 분들은 바로 들어가보고 싶어지는 것 같아서요.
유우지: …그렇군. 이미 경험해봤다는 건가.
사치: 아…….
유우지: 왜 그러나?
사치: 저기… 카자미씨가 갈아입을 옷을 들고온 게 아니라, 제가 갈아입을 옷을 들고와버렸습니다.

그걸 증명하듯, 사치가 들고 있는 의류 중에는 여성의 것으로 보이는 속옷이 보였다.

유우지: 그건 [저도 같이 들어가고 싶습니다]라는 의사표명인가?
사치: 아뇨… 그럴 생각은 없었습니다… 죄송해요.
유우지: 딱히 사과할 필요는 없다만….
사치: 감사합니다.

사치: 그럼 이걸로 기숙사 안내는 끝났습니다만, 달리 질문은 있으신지요?
유우지: 그렇군…… 질문은 기숙사 이외의 것이라도 상관없나?
사치: 그게… 제가 대답할 수 있는 것이라면….
유우지: 그럼 먼저 사치의 스리 사이즈를 말해봐라.
사치: 네…… 위에서부터 82, 56, 83입니다.
유우지: 지금 현 시점에서 사귀고 있는 특정한 이성은 있나?
사치: 없습니다.
유우지: 지금까지 남성 경험은 있나?
사치: 없습니다.
유우지: ……흠.
유우지: 내가 물어놓고서 이런 말하는 것도 그렇다만, 그런 것까지도 성실하게 대답한다는 건 역시 반장이라서 그런 건가?
사치: …반장이란 다른 사람들의 도움이 되어야만 하니까요.
유우지: 정말 드높기 짝이 없는 봉사정신이로군.
사치: 감사합니다.
사치: …달리 질문은 없으신지요?
유우지: 아니, 지금은 딱히 없다.
사치: 알겠습니다.
사치: 만약 달리 묻고 싶으신 게 있으시다면 방에 있는 내선전화로 3번을 걸어주세요. 제 방으로 연결됩니다.
유우지: 알겠다.
사치: 그럼 전 이만 가보겠어요.

사치는 그렇게 인삿말을 하더니, 진짜 메이드 뺨칠 정도로 공손하게 인사를 하고서는 발걸음을 돌리려 한다.

유우지: 아, 사치.
사치: 네.
유우지: 안내해줘서 고맙다. 덕분에 도움이 됐다.
사치: ……네.
유우지: 흠….

요즘 반장이라는 것은 의외로 배짱이 있어야 하는 모양이다.

사치의 안내가 끝난 뒤, 혼자서 다시 한 번 기숙사 내를 둘러봤다.
방에 돌아왔을 무렵에는 이미 해가 져 어두워지려 하고 있었다.

유우지: …어두워지기 전에 정리하도록 할까.

등짐 가방을 열어 내용물을 꺼내고는, 그걸 준비되어 있던 장 안에 집어넣었다.
벽장이 있다는 게 도움이 됐다.
안에 넣어둘 것, 그리고 눈에 보이는 곳에 둘 것.
그것들을 나눠보니, 명백하게 전자에 해당하는 것들이 많아져버렸다.

유우지: 평범하게라….

그 산더미 같은 짐을 바라보며 자조하듯이 혼잣말을 했다.
해는 천천히 바다 너머로 잠기고 있을 무렵이었다.

<2011년 5월 25일 4시 45분, 미하마교 정문 앞>

평소대로의 시간인 오전 4시 45분, 난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잠에서 깬 뒤, 어제 확인해뒀던 조깅 코스를 달렸다.
실은 어제 경찰에게 불심검문을 받았던 것도 매일 아침 달릴 마라톤 코스를 생각하며 같은 곳을 몇 번씩이나 왔다갔다 하던 것이 수상하게 보였기 때문이었다.
평소대로의 시간에 눈을 떠, 평소대로의 시간만큼 달리기를 한 뒤, 평소대로의 메뉴로 아침을 먹었다.
산 속에서 스승과 같이 살았던 시절과 변함없는, 평소와 별반 다를 게 없는 삶의 박자.
변한 게 있다고 한다면, 눈을 떴을 때 천장이 보였다는 점에 살짝 놀랐다는 것 정도였다.
야마나시에서 여기까지 오는 동안 지붕이 없는 곳에서 자는 게 너무나도 당연했던 만큼──
방 안에서 눈을 떴을 때 […그렇군… 기숙사에 들어왔었지…] 라고 하는 위화감이 어렴풋이 들었다.
그 위화감은 이렇게 아침식사인 콘 시리얼을 먹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풀리질 않았다. 자신의 냄새가 배지 않은 둥지만큼 진정이 되지 않는 곳도 없다.
그래도 앞으로 매일 아침 이런 박자로 하루를 시작해, 매일 학교를 간 뒤, 딱히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언젠가 필요하게 될지도 모르는 지식을 머릿속에 집어넣는 하루하루를 보내다보면 언젠간 그게 당연한 것이 될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조금 귀찮다는 생각이 들지만, 내 스승은 인생과 여자란 건 조금 귀찮은 편이 딱 좋다고 그랬다.
──여자란 건 간단하지만 귀찮다.
스승과 살게 된지 1년째에 난 그걸 배웠다.
스승이 말하기를….
[인기가 있으려면 어렸을 적엔 발만 빠르면 된다. 중학교쯤 되면 싸움을 잘하면 되고, 그 뒤로는 머리가 좋으면 된다.]
[즉, 달리고 패고 책을 읽으란 소리다. 알겠냐? 짧고 알기 쉬운 설명 아니냐?]
…라는 모양이다.
언제나 그렇듯 말하는 게 간단무비에 막가파다.
난 그렇게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마이동풍식으로 흘려들었지만, 내 스승은 말만 거창한 여자가 아니었다. 실제로 매일 아침 달리게 되었고, 매일 같이 책으로 얻어맞았다.
그 덕분인지는 모르겠지만, 난 지금도 매일 아침 16킬로미터를 달린 뒤, 시간이 나면 책을 읽는 버릇이 들었다.
때로는 엄하게, 때로는 상냥하게, 다 닳아빠지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의 긴장감을 내다가도, 뇌가 녹아내려 귀에서 흘러나오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부드러운──
그런 내 스승이었지만, 덩치는 산만한 주제에 꽤나 쪼잔한 점에 시끄러운 여자였다.
그 이후 난 아무래도 덩치가 큰 여자를 피하게 되는 체질이 되었다.
딱히 싫다는 건 아니지만, 덩치 큰 여자를 보고 있으면 무의식 중에 경계하게 된다는 점도 확실했다.
어째서 갑자기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냐 한다면, 뭐, 이 학교에도 "덩치 큰 여자"가 있다는 걸 오늘 아침이 되어서 문득 생각이 났기 때문이다.



여학생B: 아파! 그렇게 세게 하면 앙돼~! 앙됭다구~!
여학생A: 얘! 도망치지 마! 가만히 있으라니깐, 정말! 아니, 그 전에 "앙돼" 같은 소리 하지마!

학생 기숙사라고 하는만큼 학생이 살고 있는 것은 당연한데다, 거기에는 거기 나름의 내가 모르는 규칙이 있는 것이겠지.
게다가 난 야마나시라는 시골에서 방금 막 올리온 "시골 촌놈"인만큼, 이 토지에 뿌리내린 관습이나 풍습에는 조예가 얕다.
일견 "괴롭힘"처럼 보이는 행위에 뭔가 다른 의미가 있다고 한들, 그걸 알 수 있을 리가 없는 거다.

유우지: …무슨 놀이에 어떤 규칙이 있는 거지? 그건.
여학생A: …어?

난 멍한 표정으로 날 돌아보는 그 얼굴을 본 적이 있었다.
어제 이 학교에 왔을 때, 내가 [매미 자매]라 멋대로 이름 붙였던 덩치 큰 여자와 작은 여자 콤비였다.

여학생A: …저기… 누구신지?
유우지: 누구로 보이나?
여학생A: 질문에 질문으로 대답하는 건 바보라는 증거라고 누가 그러지 않든?
유우지: 그런가, 그럼 난 바보겠지. 10년지기 친구처럼 맘 편히 "바보군"이라고 부르게나, 매미 자매.
여학생A: …매미 자매?
유우지: 어제 교문 근처에서 매미를 휘두르며 절규하던 모습을 봤었다.
여학생A: 아하하… 꼴 사나운 모습 보여버렸네… 그건 뭐… 그게 있잖아, 그… 잊어달라구?
유우지: 흠, 잊도록 노력은 해보도록 하지.
아마네: 아, 있잖아, 혹시 오늘 전학 온다는 학생이 너니?
유우지: 그래, 카자미 유우지다. 잘 부탁한다.

난 그렇게 말하며 오른 손을 앞으로 내밀었지만, 눈 앞에 있는 이 덩치 큰 여자는 그 손을 맞쥘 모습을 보이질 않았다. 가만히 내 얼굴을 바라본 채로 호흡하는 법조차 잊어버린 듯이 딱 굳어 있었다.

유우지: …왜 그러나?
여학생A: 어? 아, 그렇구나, 악수였지. 미안미안.

얼어붙어 있던 표정이 싹 풀리더니, 덩치 큰 여자는 내 손을 쥐고서 가볍게 악수했다.
생각보다는 크지 않은 손이었지만, 차가운 손이었다.

여학생A: …저기, 카자미… 유우지…? 흐응… 유우지군이라… 그렇구나. 난 스오우 아마네야. 앞으로 잘 지내자, 유우지군.
여학생B: …………………….
아마네: 자, 마키나. 너도 자기소개 해야지?
여학생B: …으으… 와이 두 아이….
아마네: 딱히 잡아먹거나 하진 않아. 이름은?
마키나: …마키나… 이리스 마키나….
유우지: 이리스 마키나…?

이리스는 그리스어고… 마키나는 라틴어인가? 직역하자면 "기계장치로 된 무지개의 여신"이 된다만….

유우지: 어느 나라 출신이지?
아마네: 아하하, 듣기만 하면 확실히 그렇게 들릴지도 모르겠네. 하지만 한자로 쓰면 "입구" 할 때 入자에 둥지 巢자, 그리고 모종을 의미하는 蒔자, 마지막으로 유채꽃 할 때 菜자. 그래서 이리스 마키나. 우리나라 사람이야.
유우지: 아깐 영어로 말하지 않았나?
아마네: 아~, 얘, 말하는 게 좀 그래. 게다가 부모 사정으로 6살까지 해외 여기저기를 다녔었거든.
유우지: 그렇군. 뭐, 앞으로 잘 지내도록 하지.
마키나: …………………….

마키나는 내가 내민 손을 말없이 빤히 쳐다본 채로 몸을 감추듯이 아마네의 등을 꼭 부여잡았다.

유우지: …왜 그러나?
아마네: 아~, 미안. 얘, 낯을 좀 심하게 가린달까, 남자한텐 익숙하지가 않아.
아마네: 병원 생활이 긴 탓도 있어서 같은 또래 "남자"를 별로 본 적이 없다고 할까… 어떻게 접해야 할지를 모르는 것 같단 말이지….
유우지: 흠….

난 마키나를 향해 내밀고 있던 손을 내렸다.

유우지: 그렇다면 무리해서 접촉하는 건 피하는 편이 좋겠군.
아마네: 괜찮아. 그렇게 응석 다 받아주다간 세월 다 가도 그대로일걸. 자, 마키나. 악수해야지?
마키나: …으으….
아마네: 으으, 할 때가 아니잖니. 인사 하나 제대로 못하는 애한텐 간식 안 준다?

…요즘 시대에 "간식 안 준다"고 하는 협박 문구는 좀 아니지 않나… 라고는 생각했지만──
그 말을 들은 마키나는 아랫입술을 꽉 깨물더니, 날 향해 오른 손을 내밀었다.
난 그 작은 손을 가볍게 맞쥔 뒤, 스승에게 배웠던 "부자연스럽지 않은 지어낸 미소"를 지어보였다.

유우지: 카자미 유우지다. 잘 부탁한다.
마키나: …이리스……마키나… 입니다… 잘 부탁드려요….

작은데다 좀 혀 짧은 소리. 몸도 작거니와 손도 작았지만, 아이처럼 따뜻한 손이었다.

아마네: 그치? 무섭지 않지? 인사말고도 달리 하고 싶은 말 있니?
마키나: …좋아하는 동물은 뭐예요?
유우지: 개다. 그런데 왜 동물을 묻지?
아마네: 헤에, 대답하고 나서 질문하는구나.
유우지: "뭐라고 대답할지 망설이다 대답 못한다"는 건 나한테 맞지 않는다. 중요한 결단을 내려야 할 때는 특히 더 그렇지.
유우지: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채로 끝날 바에는 잘못됐다고 해도 행동을 벌이는 편이 더 낫다.
아마네: 오오, 멋진 걸. 아하하하하.
유우지: 깔보는 건가?
아마네: 설마.
유우지: 그럼 왜 웃지?
아마네: 왜 그랬을까?
유우지: 질문에 질문으로 대답하는 녀석은 바보라고 하더군.
아마네: 어머, 그래. 그럼 분명 난 바보겠네. 앞으론 10년지기 친구처럼 "바보네"라고 불러주렴.
유우지: 알겠다, 바보네.
아마네: …아하하하, 지금은 아직 웃곤 있지만, 또 그렇게 불렀다간 화낸다?
유우지: 귀찮은 여자로군….
아마네: 어라? 벌써 가는 거니?
유우지: 첫날부터 지각하고 싶진 않으니 말이다.
아마네: 수업 시작까지 아직 1시간이나 더 남았는데?
유우지: 기다리는 건 익숙하다. 이 근처를 둘러보며 적당히 시간을 보내도록 하지.
아마네: 그게 나쁘다고는 하지 않겠는데, 이상하긴 하네.
유우지: 자주 그런 말을 듣는다. 그럼 나중에 교실에서 보도록 하지.
아마네: 아… 유우지군, 잠깐만!
유우지: …왜 그러나?
아마네: 나도 질문 하나 좀 해도 될까?
유우지: 대답할 수 있는 범위 내라면.
아마네: …저기… 그게….
유우지: …???
아마네: 미안, 역시 됐어….
유우지: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분명하게 하는 편이 좋다. 괜히 챙겨줄 필요는 없다.
아마네: 나중에 다시 물을게. 좀 더 생각을 정리한 다음에.
유우지: 그런가….

덩치 큰 여자가 하는 생각은 잘 모르겠다.
스승 말을 빌리자면 분명 [알려고 하지 않는 녀석은 평생가도 모를 거다]라 하겠지만, 내가 보기엔 [안다고 해서 그게 무슨 득이 되는데]라고 하고 싶다.

유우지: …자, 그럼….

아마네에겐 그렇게 말했지만, 딱히 구경하고 다닐만큼 신기한 것도 없다.
수업 시작까지 약 1시간 가량. 명백하게 일어난 시간이 너무 일렀지만, 뭐, 지각하는 것보단 낫겠지.

유우지: 교실에서 기다리도록 할까….

교실까지 이어진 복도를 걸으며 그리 혼잣말을 했을 무렵.

???: 아아, 아아, 아아!
유우지: …뭐지?

어제 교장에게서 들었던 교실을 향하고 있자니, 뭔가 외치는 것 같은 소리가 들렸다.
…아니, 이건 외침이 아니군.

???: 아아, 아아, 아아!
유우지: …도대체 뭐지.

시급을 요하는 사태는 아닌 모양이지만, 아침나절부터 교실에 무척이나 걸맞지 않은 상황이 발생한 점에 대해서는 역시 호기심이 동하는 부분도 있다.
일단 한 번 들렀다 가보기로 했다.



???: 아아, 아아, 아아!

복도쪽 창문에서 안을 들여다보니, 여자가 홀로 칠판을 보고서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교복을 입고 있는 것으로 보아 사치나 아마네, 마키나와 마찬가지로 여기 학생인 모양이다.
내가 보고 있다는 걸 전혀 눈치채지 못한 채 여전히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 …워밍 업은 끝났고. 그럼 다음으로….

스읍, 하고 숨을 크게 들이킨 뒤,

???: 자, 그럼…아에이우에오아오아에이우에오아오아에이우에오아오.

단숨에 국영방송에 나오는 아나운서들을 위한 교본에서 자주 나오는 연습용 단어를 줄줄이 읊어댔다.

???: 좋아, 단번에 다 나왔어. 난 참 잘했어, 아니, 내가!
???: 내, 내… 내 말을 못 듣겠다는 거니!?
???: ……….
???: …이건 좀 뭔가 아닌데… 이래선 완전 꽝이야….
???: 어흠….
???: 내 말을 못 듣겠다는 거니!?
???: ……….
???: …응, 이번 건 잘 나온 것 같아. 그럼 다음으로.
???: 널 위해서 하는 게 아니라구!

손에 든 메모를 봐가면서 끊임없이, 그러면서 어딘가 좀 어색하게 쏘아댈 때 하는 말들을 하고 있다.
…뭘 하고 있는진 본인에게 직접 묻는 편이 좋을 것 같다.

유우지: 방송부인가?
???: 우와아아아아악!!!

내 질문에, 라기보다 등장에 놀랐는지, 여자는 화들짝 놀라더니 거의 3미터는 뒤로 물러섰다.
책상과 의자가 요란한 소리를 낸다.

유우지: 아니, 발성연습만으로 그렇게 단정짓는 건 너무 성급한가. 연극부라는 선도 생각해볼 수 있겠군. 어딘지 대사에 쓰일 법한 말도 하고 있었으니.
???: 저기, 누, 누구신지… 가 아니라, 누구니, 너!

재차 질문을 거듭해보려 했을 때, 여자 쪽이 먼저 질문을 했다.

유우지: 나 말인가. 난 카자미 유우지라 한다. 오늘부터 이곳에 전학 오기로 했다.
???: 저, 전학… 생? 이, 이 학교로…?
유우지: 그래.

고개를 끄덕이며 몇 발짝 앞으로 걸어가 여자 앞에 섰다.

유우지: 그래서 아까 했던 질문이다만, 어떤 연기 연습이라도 하고 있었던 것인가? 방해를 한 거라면 미안하다만.
???: 여, 연기 같은 거 안 했어, 안 했어. 본래 모습이야, 본래 모습. 그러니까 아무런 걱정하지 않아도 왜, 아, 아니, 걱정하지 말라고!
유우지: 나보고 뭘 어쩌라는 건가.
???: 됐으니까, 됐으니까 거기 앉아 있어!

잘 모르겠지만, 반항하거나 질문하면 시끄러워질 것 같으니 박자에 맞춰주기로 했다.

???: …당황하지 마, 당황하지 마. 전학생이니까 첫인상같은 건 매우 중요하다구. 힘내, 미치루….

내가 적당한 자리에 앉자, 여자는 다시 나한테 들릴 정도로 작은 목소리로 혼잣말을 했다. 그리고 좀 있으니 묘하게 명랑한 목소리로,

미치루: 나… 내 이름은 마츠시마 미치루. 잘 지내자구.

그렇게 자기 소개를 했다.

유우지: 그런가. 이니셜은 MㆍM이로군.
미치루: 그래. 그, 그렇다고 해서 무지하게 M이라던가 하는 건 아니라구!
유우지: 아무도 그런 걸 묻질 않았다만.
미치루: 아, 미안… 한 게 아니라, 그렇게 들릴 것처럼 보였다구!
유우지: 자기가 M이라는 점을 그렇게 주장하고 싶은 건가?
미치루: 아니거든! 아니, 그 전에 왜 그리 되는 건데!

무지 시끄러운 여자다.
여자는 전혀 개의치 않고서 하던 말을 계속했다.

미치루: 그래, 난 이 반에서 반장 같은 역할을 맡고 있어. 그러니까 뭔가 곤란한 일이 생기면 나에게 상담하러 오도록 해.
유우지: 반장 같은 건 또 뭔가?
미치루: 그, 그건 그게, 반장은 달리도 여럿 있잖아? 그런 점에서 융통성 좀 부려보라고!
유우지: 그렇군, 알아들었다.
미치루: …묘하게 말귀를 잘 알아듣네. 뭐, 상관없지만. 그리고….

여자는 갑자기 목소리를 작게 줄이더니,

미치루: …이것부터 좀 물어보겠는데, 넌 농담을 농담으로 받아들이는 쪽이야?
유우지: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는다.
미치루: …물어보길 잘했네.

헛기침을 한 번 하고 난 뒤,



미치루: 저기, 그럼 너한텐 특별히 내 이름을 불러도 된다고 해주겠어. 본래대로라면 "님"자를 붙여서 불러야겠지만, 그건 넘어가주도록 할게.
유우지: ……….
미치루: ……….
미치루: …엑, 나 지금 뭔가 해선 안 되는 말을 해버린 걸까? 형식을 따져보면 이러는 게 맞긴 한데, 역시 "님"자를 붙여서 부르라느니 하는 말은 하지 않았던 게 더 나았을지도. 아아아, 정말, 그런 게….
미치루: ………….
미치루: 방금 그 상황, 다시 한 번 해도….
유우지: 미치루라고 부르면 되는 건가?
미치루: 그, 그래, 그러면 돼, 그러면.

혼자서 고개를 붕붕 크게 끄덕이는 것으로 보아, 뭔가 납득을 한 모양이다.
그리고 용기에서 알약 하나를 꺼내, 까득까득 소리를 내어가며 씹는다.

유우지: 뭘 먹고 있지?
미치루: 어…? 이, 이건 안 줘!
유우지: 필요없다. 내용물을 물어봤을 뿐이다.
미치루: 다, 단순한 레모네이드 과자야. 그게 뭐 어쨌는데!
유우지: 그런가. 마치 내 앞에서 시위하듯이 먹기에 그게 뭔질 물어봐주길 원한게 아닌가 싶었을 뿐이다.
미치루: 시, 시끄럽네. 너한테 보여주려고 그랬던 게 아니거든!
미치루: …아, 왠지 방금 거 잘 나왔지. 아마 지금 거, 그랬지, 꽤나 괜찮았지. 의외로 나, 소질 있는 것 같은데?

…지금 한 말은 묘하게 어디서 본 것 같았다.
그건 뭐였던가. 전철 천장에 매달린 광고였던가. 평소엔 그다지 타질 않으니, 반대로 흥미가 동해 봤었다만.
그래, 여성지의 표지 부분에 이렇게 하면 남자를 공략할 수 있다느니, 그런 쓸데없는 기사가 있었다. 의도적으로 처음엔 차갑게 굴다가 나중에 부드럽게 대해주면서 생기는 갭을 이용한….

미치루: 가, 갑자기 무슨 생각을 그리 골똘히 하는 건데.
미치루: 아니, 어, 그게, 이럴 땐 뭐라고 하는 거더라. 내 미모에 넋이 나가는 것도 이해가, 아니, 이건 뭔가 좀 다른 캐릭터지. 그게 아니라, 으음.
유우지: 츤데레라는 건가, 넌.
미치루: 아냐, 아니, 그게 아니라, 그렇긴 한데, 아악, 갑자기 그런 말 좀 하지 마!

미치루는 왼손으로 입을 가리면서 몸을 뒤로 빼듯이 물러섰다.
반응이 복잡기괴하긴 했지만, 아무래도 정답인 모양이다.

유우지: 그렇군. 그렇다면 이해가 된다. 넌 남자의 마음을 한 번 끌어보고 싶어서 그렇게 츤데레 짓을 하고 있다는 것이로군.
미치루: 으가, 으가가가…가각.
유우지: 그렇지만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다. 먼저 그 머리카락이다. 어째서 탈색을 한 것인가.
미치루: 이, 이이이이건 본래 그런 거야, 본래부터!
유우지: 거짓말하지 마라. 진짜 금발이란 건 좀 더 자연스럽다. 그렇게 부자연스러운 금빛을 내진 않는다. 실제로 내 지인인….
미치루: 시끄러워! 헤어 매니큐어 중에 괜찮은 색이 없었던 말야!
미치루: 앗…!
유우지: 역시 그렇군. 나중에 미국에 갈 일이 있으면 좋은 헤어 컬러를 사 가지고 오도록 하지.
미치루: 으그… 그그극….
유우지: 그래서 아까 했던 질문이다만, 어째서 탈색을 했는가. 게다가 그 머리 모양, 보통은 잘 보지 못하는 모양이다만.
미치루: 그렇게 정해져 있으니까 별 수 없잖아….
유우지: 정해져 있다라? 무엇이?
미치루: 츤데레에는 저주가 걸려 있다구….

미치루는 마치 저주라도 읊듯이 무슨 소리를 작게 꿍얼대고 있었다.

미치루: …난 머리카락 색이 짙은 바람에 브릿지를 넣어도 하루종일 하지 않으면 안 되는데다──
미치루: 시장에 파는 걸 쓰면 두피가 망가져버리니까 토요하시에 있는 회사가 만드는 제품을 굳이 인터넷까지 써가면서 주문해야 하고, 솔직히 말해 귀찮기 짝이 없다구….

그렇게 꿍얼대던 동안 일인칭이 바뀌었다만(あたし > わたし), 지적하면 또 말이 길어질 것 같아 그냥 방치했다.

미치루: 그래도 금발에 트윈테일… 그러지 않으면 진짜 츤데레라고는 인정해주질 않아….
미치루: 하지만 나… 아니, 내가 나이기 위해서는 이럴 수밖에 없어! 그러니까 그걸 부정해서는 안 된다구우!!

미치루는 날 향해 손가락을 뻗어 포즈를 취하더니,

미치루: 츤데레는 금발에 트윈테일이야! 알겠니!? 아니, 알라고!!!

성대하게 숨을 몰아쉬며 겨우 미치루의 독무대가 끝났다.
침묵하는 교실 속, 미치루의 거친 숨소리만이 들렸다.
딱 30초가 지난 뒤.

미치루: …왜 아무 말도 없는 거야.
유우지: 츤데레라는 건 무척 힘든 것이로군. 이해했다.
미치루: 으… 으그그그그… 으기기기긱….

기세가 꺾인 건지, 아니면 의도하지 않았던 대답을 들어서였는지, 미치루는 상태가 좋지 않은 기계가 낼 법한 소리를 입으로 내면서 날 노려본다.

유우지: 아무튼 오늘부터 잘 지내도록 하지, 미치루.
미치루: 잘 못 지내, 너 혼자 잘 지내보라구!
유우지: 그래, 그렇게 말하지 않아도 난 혼자서 헤쳐나갈 생각이다.
미치루: 거기선 정해진 대로 좀 제대로 곤혹스러워 하라구, 이 바보야!
유우지: 츤데레라는 건 무척 힘든 것이로군.
미치루: 이제 됐어, 가버려!



미치루는 자기 주변에 있는 종이 조각이니, 유성펜이니 하는 것들을 나에게 던지면서, 덤으로 나가라는 요구까지 하기 시작했다.

유우지: 우는 건가. 미안한 짓을 했군.
미치루: 안 울어, 바보야!!

사과를 한 것이 오히려 분노를 증폭시켜버린 모양이었기에, 이젠 진짜로 교실을 나서기로 했다.
…앞으로 15분 후부터 수업이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상관 없겠지. 어딘가에서 시간을 죽이도록 하자.

아마네: 안녕~.
사치: 안녕하세요.

수업 시작 5분 전. 내가 교실에 들어온 것과 거의 동시에 아마네와 사치가 들어왔다.
아까 그 츤데레는 날 보고서 긴장한 모습이 역력하게 나타났지만, 다른 반 사람들이 들어온 것을 보자,

미치루: 안녕, 아마네, 사치.

아까 봤던 그 연기가 가미된 모습으로 바로 두 사람에게 대응하기 시작했다.

사치: 어머, 안녕하세요, 미치루님.
미치루: 으아아아아아아!!!

사치가 인사를 받은 순간, 미치루가 후다닥 뛰어가더니 사치 앞에서 두 손을 휙휙 저었다.

사치: 왜 그러시는지요?
미치루: 사, 사치, 너, 그러지 말라고 그랬잖아, 미치루님이라는 거!
사치: 하지만 이건 미치루님이 반드시 그렇게 부르라고 하셨기에….
미치루: 그, 그러니까 그건, 그, 장난으로, 그게, 일단 로우 포맷하고나서 다시 집어넣으면 안 될까? 응, 응?

미치루는 어째선지 내 쪽을 힐끗힐끗 쳐다보며 필사적으로 사치에게 애원했다. 아마네는 책상에 손을 짚고서 터져나올 웃음을 참고 있는 모양이었다.

사치: 너, 너무해요… 반드시 그러라 그러셔놓곤, 그래서 전… 으흑….
미치루: 으아아, 우, 울지 마, 울지 마, 아무튼 지금만 좀, 이, 이건, 명령, 명령이야!
사치: 네, 울지 않겠어요.

미치루가 그렇게 말한 순간, 마치 스위치라도 켜진 것처럼 사치의 눈물이 싹 사라졌다.
그걸 확인한 뒤, 땀을 뻘뻘 흘려가며,

미치루: 후우… 알겠어… 뭐 특별하게 규제같은 거 안 걸테니까, 마음대로 부르면 될 거 아냐….
사치: 네, 미치루님!
미치루: 으갸아악!!
아마네: 힉… 크… 크흐흐흐그흐…!

미치루가 비틀거리면서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완전히 걸레짝이나 다름 없었다.

유우지: 괜찮나, 미치루님.
미치루: …죽여버린다.
유우지: 미안하군, 한 번 해보고 싶었다.
미치루: 으으….

미치루는 책상 위에서 힘이 축 빠져버리고 말았다.

마키나: 앙녕….

혀 짧은 마키나의 목소리가 교실 뒷쪽에서 들렸다.
아직 내 존재가 익숙치 않은지, 바로 아마네 쪽으로 가더니 그 뒤에 숨어 이쪽을 흘깃흘깃 쳐다본다.

아마네: 안녕. 네 그 낯가림하고 남자가림은 정말 끝을 모르는구나~.
마키나: 으으….
미치루: 마키나, 괜찮아. 살짝 열받게 만드는 부분도 있지만, 이 인간은 그렇게 위험한 인간이 아닌 것 같아.
유우지: 내 편에 서주는 건가, 미치루.
미치루: 따, 딱히 널 위해서 이러는 게 아니거든!
미치루: ……….
미치루: …됐다, 방금 건 깔끔하게 맞아들어갔어!
유우지: 너도 참 힘든 모양이군.

덩치 큰 여자는 넘어간다손 치더라도, 여기 있는 녀석들은 하나같이 커뮤니케이션하기 힘들다고 판단이 되었다.

유우지: …멋질 정도로 평범한 학생들 뿐이로군, 교장.

내 비꼬는 소리를 들었는지, 수업 시작 종소리가 들리더니,

교장: 안녕~.

[평범한 교장]씨가 모습을 드러냈다.

유우지: 음, 잠깐. 분명 학생 수는….

수업이 시작되었을 즈음, 어제 들었던 정보와 차이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교장: 다들 모였… 진 않았구나, 역시.

교장은 교탁에 서서 딱히 둘러볼 것도 없이 이상한 점을 알아챈다.

교장: 사카키는… 오늘은 안 나오려나.

누구 무슨 일 있는지 아니? 라는 느낌으로 둘러보자.

미치루: 오늘도 지가 사장이라도 된 것처럼 느지막히 나오지 않으려나요. 요즘 쭉 그랬잖아요.
아마네: 확실히 요즘엔 해가 질 때가 다 되어서나 왔었지.
마키나: 유미쨩, 무슨 일 있는 거려나….
사치: 무슨 일이 있으신 걸까요….

아무래도 내가 의문점으로 생각한 한 명의 결석자에 대해 다른 사람들 역시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점이 있는 모양이었다.

교장: 자, 그럼 됐고. 카자미군을 소개하고 싶었긴 하지만, 그건 나중에 하도록 하자.
유우지: 꽤나 대충대충이군.
교장: …좀 이런저런 사정이 있거든. 그럼 출석을 부를게.

열린 창문에서 이따금 바닷바람이 흘러들어온다.
사방이 높은 벽과 철책으로 둘러쳐져 있어선지, 여기가 바다 근처라는 게 살짝 믿기지가 않는다.
상쾌하게 갠 푸른 하늘, 그리고 이 향기와는 대조적으로, 커다랗게 세워진 철책이 띈 잿빛은 강한 거절을 의미하고 있었다.
[반 친구들]이 다들 기운차게 소리내어 떠드는 중, 난 그저 하늘을 계속 바라보고 있었다.

유우지: 학교 생활이라….

사치: 여기가 시청각 교실입니다. 모든 좌석에 리스닝 및 히어링 기재가 준비되어 있기에 어학 학습에 적격입니다.
유우지: 그런 모양이군. 살짝 들여다 본 것만으로도 시설이 완비되어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HR이 끝난 뒤의 시간을 이용하여 사치에게 학교 안을 안내해달라고 부탁했다.
본래 이 일은 교장이 해야할 일이겠지만, 아무래도 공무로 바쁜 모양이라 어제 기숙사 때와 마찬가지 상황으로 설명을 받게 되었다.

사치: 라이브러리는 모두 외부에 있는 서버와 고속 회선으로 연결되어 있기에 언제든지 짧은 시간으로 검색하여 열람할 수가 있습니다.
사치: 그러니 여긴 DVD나 블루레이 같은 건 하나도 없습니다.
유우지: 렌탈 서비스는 불가능할 것 같군.
사치: 그렇네요. 전에 아마네씨가 그 일로 아쉬워하셨습니다.

사치가 살짝 어정쩡한 미소를 지으며 그렇게 말했다.
대부분은 팜플렛에 실린 대로였지만, 사치는 요점만 집어 알기 쉽게 설명해줬다.
두뇌 회전이 빠른 것이겠지.

사치: 과거에 방송된 적이 있는 TV프로그램도 전부는 아니지만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요청하여 승인을 받으면 서버에 넣어줍니다.
유우지: 그렇군, 배역을 적당히 고르진 않았다는 건가….
사치: 예? 무슨 드라마를 말씀하시는지요?
유우지: 지금 방송중인 거다.
사치: ……?

사치: 이상입니다.

학교 안을 한 바퀴 둘러본 뒤, 사치의 설명은 종료되었다.

유우지: 고맙군, 참고가 되었다.
사치: …아닙니다, 이것도 반장이 해야 할 일이니까요.
유우지: 그랬었지.
사치: 그보다 카자미씨는 계속 여기에 있으실 생각이십니까?
유우지: 그래. 아직 인사 못한 반 친구도 있으니 말이지.
사치: 아… 그렇네요.

내가 그리 답하니, 지금까지 또박또박 대답하던 사치가 살짝 어물거렸다.

사치: 저기….
유우지: 왜 그러나?
사치: ……….
사치: 아뇨, 아무 것도 아닙니다. 죄송해요.

고개를 꾸벅 숙여 인사하더니, 그대로 복도를 종종걸음올 걸어 갔다.

유우지: 사망 플래그같은 거로군.

이 세상에 그런 말을 들어놓고서 아무 것도 아니라 생각할 녀석은 아무도 없다.
…아니, 그 마키나라 했던 여자라면 그럴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

유우지: 마음의 준비는 해놓도록 할까. 평소보다 많이.

창 밖에서 내리는 빛이 중천에서 수평으로 바뀌었다.
이제 곧 해가 진다.
사치와 헤어진 뒤 아무도 없는 복도를 홀로 걸었다.
발소리를 내지 않으며 걷는 버릇이 들은 탓인지, 주변은 거의 무음에 가까웠다.
단, 이런 정적 속에서 지금 내가 가는 쪽에선 확실하게 기척이 느껴졌다.

유우지: 이제서야 오셨단 건가….

방금까지 무음이었던 공간에 아주 약간이지만 느껴지는 반응.
그걸 확인한 뒤, 천천히 교실 문을 열었다.



???: ………아.

교실에 들어선 순간, 안에서는 긴장감이 맴돌았다.
창가, 거기서도 딱 가운데 즈음되는 자리에서 의자소리가 나더니, 그와 동시에 그 소리를 낸 주인공이 이쪽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명백하게 우호적이지 않은 분위기가 느껴졌다.

유우지: 여어.

처음 하는 인사로는 그다지 예의바르다 할 순 없었지만, 위해를 가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어필하자는 의미에서도 이런 격식없는 인사를 하며 다가갔다.

유우지: 사카키 유미코… 인가?

상대방의 표정은 변함 없었다.
의자에 앉아 꼼작도 하지 않으며 날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유우지: 난 카자미 유우지다. 오늘부터 이곳을 다니게 되었다.

자리 앞까지 왔다.

유우지: 그러니 너와도 같은 반이 되었다는 것이다.

유미코의 앞 자리에 있는 의자를 끌어 걸터앉았다.
지금 시점에서 두 사람 간의 거리는 약 1미터.

???: ……….

아직도 숨조차 쉬지 않나 싶을 정도로 긴장감을 띈 채 날 바라보고 있는 여자.
바라보고 있다라기 보다 노려보고 있다고 하는 편이 훨씬 더 정확한 표현이다.

유우지: 아침에 인사 못했었으니까 말이다. 저녁에 온다는 말을 들었다.

그래도 상관없이 말을 걸어봤지만, 여전히 반응은 없었다.
마키나와 마찬가지로 남자에 대해 거절반응이 있는 것인가?
그렇다고 하기엔 내가 다가가도 도망치려는 반응 같은 건 보이지 않았다.

유우지: 음….

의자에 앉은 방법을 바꾸었다.
옆에서 바로 뒤로 앉는 방향을 바꾸었다.
그리고 1미터의 거리를 70센치미터 정도까지로 줄인 뒤,

유우지: …본인 확인만이라도 해주지 않겠….
유우지: 어이.

내 말따위 들리지도 않는다는 듯이 여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잰걸음으로 교실을 나가려 했다.

유우지: 아무리 그래도 대답은 하는 게 어떻겠나….

나도 바로 그 뒤를 쫓는다.
여자는 교실의 뒷편 문을 딱 한 명이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열더니, 바람이 불어나가듯 바깥으로 나가려 한다.

유우지: 어이.

다시 한 번 더 부르며 마찬가지로 그 틈을 빠져나가려 했다.

유우지: 큭…!

그 순간, 여자는 기세좋게 문을 닫았다.
명백하게 내가 오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그러한 행위를 취한 모양이었다.

???: ………!?

여자의 의외라는 표정.
자기딴에는 내가 손이라도 끼거나, 아니면 눈 앞에서 문이 닫히는 바람에 기세가 꺾였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일까.
하지만 현실은 내가 왼손으로 닫히려는 문을 딱 붙잡고서 의도했던 것과는 다른 결과가 나왔다는 것을 드러내고 있었다.

유우지: 손이 부러지면 어떻게 되는지, 그런 상상력은 없는 모양이지?
???: ………으.

명백하게 위해를 가하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도 강한 거절의 자세.
어째서 이 녀석은 이렇게까지 첫대면인 날 거절하려 하는 것일까.

유우지: 딱히 별 말을 하려고 하는 게 아니다. 인사를….

닫히려 하는 문을 열어 한 발짝 앞으로 나섰다.
여자의 얼굴은 변함없이 그 자리에 있었다.



유우지: …역시 이건 좀 그렇군.
???: ………!

여자가 휘두른 손을 도달 5센치미터 앞에서 막았다.
막는 방법으론 좋은 편이 아니었으나, 이런 맹목적인 반항심을 뺏기에는 알기 쉬운 행동을 취할 필요가 있었다.

유우지: 무슨 짓을 할 거라고는 생각했다만, 싸대기를 날릴 줄이야.

손목은 그대로 쥔 채, 여자의 얼굴을 정면에서 바라봤다.
여자 쪽은 꿈쩍도 하지 않은 채, 눈을 휘둥그레 뜨고서 날 바라보고 있다.

유우지: 그런고로 다시 한 번 질문하겠다.

노을이 교실 안을 짙은 오렌지색으로 물들이고 있는 가운데.

유우지: 네가 사카키 유미코인가?

여자는 아직도 적의를 품은 표정을 지은 채 천천히 입을 열었다.
어딘가 포기한 것 같은, 그러면서도 아직 일체 관계를 거절하는 분위기를 띈 채로,

유미코: …그런데.
유우지: 그런가, 앞으로 잘 지내도록 하지.
유미코: 으…!

저녁놀이 구름에 가려, 그림자지며 교실에 어스름을 내렸다.
유미코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호흡 소리와 벽 너머에서 아련히 들리는 파도소리.
이렇게 해서 내 [평범한] 학교 생활은 막을 열었던 것이다──.

핑백

  • Halt is Here. : 새로운 10월 TVA 시즌은 계속 되는 중. 2014-10-07 22:13:20 #

    ... 가와 함께&lt;&lt; 미치루는 까야 제맛! 은근히 뭘 해도 '안 될 거야...'로 빠지시는 유미코양. 미치루와는 또 다른 의미로 당하는 캐릭터? 그리고 여기까지가 01. 오프닝 내용입니다. ...다시 보니 여기저기 고쳐놔야 할 부분이 산더미... 그러고 보니 저땐 아직 퇴고 안 거치고 바로 올렸던 시기였던지라. 군데군데 맞춤법도 틀렸 ... more

덧글

  • 121 2011/05/01 17:03 # 삭제

    시작하셨군요.....막상 보니 역시 길긴 기네요
  • 할트 2011/05/01 17:24 #

    본인 입장에서는 생각보다는 짧았습니다. 'ㅈ')a
    ...만, 그래도 60KB 용량의 작업은 오랫만이었던지라.

    문제는 공통 부분만 하더라도 이만한 양을 51배 더 해야 한다는 것. ...끔찍해...
  • 구라펭귄 2011/05/01 17:39 #

    아 공통까지는 참 좋은데....정말 좋은데
  • 할트 2011/05/01 23:29 #

    그러니까 공통 이벤트까지. '~')
    ...좋은 것만 기억하고 싶습니다<<
  • Chion 2011/05/02 10:32 #

    고생길이 훤합니다 (........)
  • 할트 2011/05/02 15:36 #

    근데 저거만 넘어가니 의외로 짧더라구요? 흠흠.

    .....................................흠.
  • Dr-S 2011/05/03 17:36 #

    공통만 좋다고 하니 해야할지 말아야할지 굉장히 미묘해지는군요.
    그냥 SISTERS나 할까.
  • 할트 2011/05/03 18:02 #

    일단 공통 부분만으로도 [바니타스의 양] 필적하는 내용이 있다는 건 넘어가고 (...

    아, 다른 것들도 나쁘진 않습니다.
    사치나 사카... 아니, 유미코는 최소한 평점 B 이상. 마키나도 그런 결말-_-만 아니었으면...
    그리고 아마네 이야기 내에 들어가 있는 카즈키 부분은 "멋집니다." 이건 A급.

    하지만 카즈키를 제외한 아마네 자신에 관한 내용은 C급이고,
    미치루에 이르러서는 국어 과목에 수학 숙제를 낸 것처럼 F 평점 작렬 ㅇ>-<
  • Elensia 2014/06/27 01:02 # 삭제

    이번에 3분기에 그리자이아가 애니화된다길래 궁금해서 한번 원작을 해보자는 심정으로 시작했는데...
    한글 패치도 없어서 막막했던 찰나에 이런 꿀같은 번역 정말 감사합니다!!
    저같은 일알못들을 위해,,,ㅠㅠㅠ
    감사합니다! 덕분에 문제없이 플레이가 가능할꺼같아요
    정말로 감사합니다!
  • 할트 2014/06/27 05:52 #

    아마네만 작업했지만요. '~')
    TVA는 보아하니 마키나 좀 건드리다 미치루 좀 건드리다 사치 좀 건드리다 아마네 좀 건드리다... 이럴 것 같은데 말이죠.
    그리고 아마 끝은 사카키로? 미궁 TVA를 안 만든다면.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뭘까